언어가 사용되기 전 움직임은 언어로 기능했다. 움직임으로 마음을 표현한 것이다. 이번 카지노 게임에서 '움직임'은 조용함과 대비를 이루며 공간의 정체성을 은유한다. 조용함을 유지하면서 다양한 활동을 이어온 두 공간이 동적인 공간임을, 자유롭게 상상하고 사고의 확장을 일으키는 곳임을 상기시키고자 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. 카지노 게임에 참여한 박성림, 오유경, 신예선 작가는 내면의 표상들을 물질의 물성을 활용해 표현한다. 세 작가는 두 공간에서 각기 다른 작품으로 동시에 관람객을 만난다. 꿈자람에서는 오유경의 탁구공 모듈로 확장돼 오브제의 변주를 보여주는 설치작업을 시작으로 자신의 경험을 위트 있게 풀어낸 신예선의 섬유 조형작품을 만날 수 있다. 이어 박성림의 밤하늘을 사유하며 얻어진 추상성을 표현한 작품으로 3차원의 공간성을 경험할 수 있다.
김중업 건축문화의집에서는 신예선의 실로 구축된 안과 밖 사이의 공간과 오유경의 오브제를 결합해 연결성과 관계를 드러내는 조각작품, 박성림의 한지로 엮어진 조형작품을 만날 수 있다. 이번 카지노 게임를 통해 물질과 에너지의 움직임을 감각하고 다양한 움직임을 상상해보며 자유롭게 시도해보길 바란다. 자유롭게 움직임을 표현할 때 보다 넓어지고 깊어지는 사고의 확장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. '움직임이 존재의 표상'이라는 루돌프 라반의 말처럼 이번 카지노 게임를 통해 미술관과 문화공간이 자유롭게 즐기며 상상하고 향유하는 곳임을 상기하는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.